[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the300]]

0004164027_001_20190123060723551.jpg?type=w647【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한미 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주한미군사령부 개관식이 열리고 있다. 2018.06.29.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우리 정부에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를 최후 통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절대 1조원을 넘길 수 없다’며 거부하는 대신 9999억원(약 8억8300달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기준으로는 1조원, 미국기준으론 1빌리언(billion) 달러라는 상징성을 놓고 양측의 입장차가 팽팽하다. 분담금 총액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크지만 양측이 고위급협의를 통해 각각의 제안들 사이에서 접점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달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10억 달러와 협정 유효기간을 1년(2019년 한 해)으로 하는 최종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기존 수준인 9602억원(약 8억4800달러)을 유지하는 선에서 1조원을 넘기지 않는 쪽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 측에 최종 제시한 금액은 1조원 코앞인 9999억원으로 전해졌다. 전년 대비 4.1% 증액된 금액이다. 

한미간 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지난해 열 차례의 릴레이 협의에도 총액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해를 넘겼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방위비 분담금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한미간 이견이 아주 큰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재의 약 2배 수준인 15억 달러(약 1조6900억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반발하자 11억 달러(약 1조2400억원)로 낮췄고, 이후 해리스 대사가 지난달 정 실장과의 면담에서 10억 달러를 최종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각에선 해리스 대사가 면담 당시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엄포를 놨다는 말도 나온다. 

1953년 10월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 근간이다.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검토해왔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해리스 대사는 또 최종안에서 협정의 유효기간을 현행 5년에서 1년으로 못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일본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다른 동맹과 비교해 방위비를 계속 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미국과 실무급에서의 협의가 사실상 중단된 만큼 장관 등 고위급에서 방위비 문제를 타결 짓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미 외교장관간 채널을 포함해 국가안보실 등 다양한 채널에서 협의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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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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