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유산을 포기하고 사랑을 택해 화제가 된 안젤린 프란시스 쿠. 사진 = Angeline Francis Khoo
아버지 회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던 억만장자의 딸은 석사 과정 중 만난 연인과 결혼을 선언하지만 이내 부친의 반대에 부딪힌다. 그녀는 사랑을 위해 자신에게 올 상속재산 4억8000달러(약 5400억 원)를 과감히 포기하고 결혼을 강행했다. 공교롭게도 그녀의 부모는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혼소송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말레이시아의 억만장자 쿠카이펑의 4녀 안젤린 프란시스 쿠는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막대한 상속을 저버리고 찾은 사랑과 자신의 부모를 둘러싼 거대한 이혼소송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개인전용 제트기, 세계 각국의 저택, 상시 대기 중인 경호원까지. 중국계 말레이시아 재벌 2세로 태어난 안젤린은 자신이 누려왔던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고 지낸 본 투 '금수저'였다.
사진 왼쪽 가운데는 1969년 미스 말레이시아 대회 당시 우승한 폴린 차이, 사진 오른쪽은 1999년 함께한 폴린차이와 쿠카이펑의 모습.
그녀의 어머니는 1969년 미스 말레이시아 출신 폴린 차이, 그녀의 부친은 말레이시아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 회장 쿠카이펑으로 미모와 재력을 바탕으로 1970년 세기의 결혼식을 치른 유명인사들이다.
부친이 지분 40%를 갖고 있는 브랜드 로라 애슐리에서 경영수업을 받던 안젤린은 2008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유학 당시 만난 데이터 과학자 주디디아 프랜시스와 결혼을 결심했으나 부친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유년시절 대부분을 캐나다와 영국에서 보내며 성장한 안젤린은 사업으로 바쁜 아버지와 1년에 몇 차례 만나본 적도 없었기에 자신의 결혼을 반대하고 나선 아버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앞으로 된 상속재산 4억8000달러(포브스 추산)를 깨끗이 포기하고 주디디아와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 저버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소송에 나서자 안젤린은 극심한 우울증을 앓아 급격한 체중 증가를 겪는다.
남편 주디디아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안젤린. 사진 = Angeline twitter
아버지와 절연 후 돈보다 사랑을 택한 안젤린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결혼 당시엔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다. 가족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내게 주어졌던 막대한 부는 내게 많은 불행을 안겼기에 하나도 아쉽지 않다. 사랑을 찾은 지금, 충분한 행복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한편 안젤린의 모친 폴린 차이가 쿠카이펑을 상대로 영국 법원에 제기한 이혼 소송은 위자료만 최고 5억 파운드(약 7500억 원)에 이르는 영국 사상 최대 이혼소송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월 영국고등법원의 합의안 수용에 따라 6400만 파운드(약 950억 원)의 위자료를 폴린 차이에게 지급할 것을 명령받은 쿠카이펑이 이에 항소하며 현재 4년째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