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유전체(게놈)의 DNA 내에서 유전정보가 없는 부분을 '정크 DNA' 또는 '불용 DNA'라고 한다.
인간 유전체에는 약 32조 개의 염기쌍(chemical pairs)이 있는데 이중 대략 98%가 정크 DNA로 추정된다. 고등생물일수록 정크 DNA가 많지만, 지금까진 왜 존재하는지조차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런데 이런 DNA에 '정크(쓰레기)'라는 표현은 이제 쓰기 어렵게 됐다. 유전자 발현 시 그 위치와 타이밍 등을 이들 DNA가 제어한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과학자들이 정크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해, 정크 DNA의 돌연변이가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걸 처음 입증했다.
이 대학의 올가 트로얀스카야 컴퓨터 생명공학 교수팀은 최근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저널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발표했다. 이 연구엔 록펠러대의 로버트 다넬 분자 신경종양학 교수팀도 참여했다.
프린스턴대 측이 30일(현지시간) 온라인( 바로가기 )에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AI 알고리즘엔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이 알고리즘은 전체 유전체의 염기쌍 하나하나를, 주변의 1천개 염기쌍과 묶어서 연관 분석하는 작업을, 모든 돌연변이를 찾아낼 때까지 계속한다.
그렇게 돌연변이 염기쌍별로 인체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 다음 최종적으론, 유전자를 올바로 제어할 염기서열과 유전자 제어를 방해할 돌연변이의 우선순위 목록을 각각 생성한다.
프린스턴대 산하 '루이스-시글러 통합 유전체학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이자 보고서의 제1 저자인 크리스토퍼 박 박사는 "모든 가능성을 따져 우선순위를 매긴다는 건, 가장 가능성이 큰 지점에서 실험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가족 병력이 없는 자폐증 환자 1천790명의 유전체를 부모·형제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정크 DNA에서 생긴 돌연변이의 영향으로, 자폐증 환자의 뇌에서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하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다. 이들 환자 가운데 종전의 방법으로 유전적 요인이 확인된 경우는 30% 미만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트로얀스카야 교수는 "유전정보가 없고, 유전되지도 않는 DNA 돌연변이가 복잡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게 명백히 입증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지금까지 방치해 온 98%의 유전자를 갖고 앞으로 무엇을 연구해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과학 전문매체 '퓨처리즘(futurism.com)'에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앞으로 다른 질병과 정크 DNA 돌연변이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데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트로얀스카야 교수는 "다른 질환에 동일한 AI 분석법을 쓸 수 있는 뼈대가 우리 보고서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전적 요인을 찾지 못했던 암, 심장병, 뇌 신경질환 등에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장내 미생물로 자폐 진단, 한국인 대상 첫 연구 결실
몸속 세균이 내뿜는 물질을 분석해 자폐를 예측·진단하는 길이 열렸다. 한국인 대상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자폐 연구는 최초다. 향후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조기진단, 예방법 개발도 기대된다.
엠디헬스케어(대표 김윤근)는 한국인 자폐증 환자 소변에서 추출한 나노소포를 분석해 특이적 물질을 발견, 위험도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익스페리멘털 뉴로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엠디헬스케어는 몸속 미생물이 내뿜는 나노소포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 예측,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주요 암, 대사증후군 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지속해 진단 서비스, 치료제 개발을 시도한다.
회사가 주목한 것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자폐와의 연관성이다. 몸속 미생물 유전정보인 마이크로바이옴은 현대의학이 풀지 못한 질병원인과 치료, 예방법을 제시하는 기대주로 부상했다. 치매, 암, 아토피, 비만 등은 물론 자폐증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엠디헬스케어는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학과, 이대목동병원 정신과 연구진과 공동으로 자폐아 24명, 정상인 28명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차이를 연구했다. 자폐 환자는 이화여대 특수교육연구소 학생을, 정상인은 22~28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
비교 물질은 소변에서 추출한 나노소포다. 한 달간 진행된 비교·분석 과정을 거쳐 자폐 환자 장내 미생물군집이 정상인과 비교해 다른 점을 발견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폐 환자는 오염된 물에 서식하는 '할로모나스(Halomonas)'가 유독 많이 관찰됐고, 양질 토양에 서식하는 '스핀고모나스(Spingomonas)'는 정상인에 비해 적었다. 자폐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슈드모나스(Pseudomonas),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은 적었고, 스트렙토콕쿠스(Sterptococcus)나 아커만시아(Akkermansia) 등 미생물은 많았다. 소변뿐 아니라 대변에서도 조사 결과는 같았다.
김윤근 엠디헬스케어 대표는 “기본적으로 자폐 환자는 오염된 물에 서식하는 균이 많고, 토양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적었다는 게 가장 핵심”이라면서 “자폐가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소변 속 나노소포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번 연구결과 성과”라고 말했다.
자폐증은 3세 이전부터 언어표현, 어머니 애착행동, 사람들과 놀이 등 관심이 저조해지는 발달장애다. 환자 중 75%가 지적장애를 동반한다. 전체 뇌 크기와 측두엽 이상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여전히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뇌는 장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장뇌축 관점에서 장내 미생물이 자폐증과 같은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는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자폐와 마이크로바이옴 간 연관성 규명을 확대한다. 올해 연구대상을 100명까지 확대해 연구 신뢰도를 높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자폐증 조기진단과 치료법 제시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엠디헬스케어는 자폐 진단이 평균 3.1세인 것을 고려, 이전 영유아를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자폐 위험도 예측을 시도한다. 진단 서비스를 개발해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 신청이 목표다. 추후 자폐 환자에 많이 관찰되는 유해균을 유익균으로 바꾸는 식품 등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자폐 진단 연령이 정해져 있는 만큼 그 전에 자폐를 스크리닝하거나 위험도를 예측해 대비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추가 연구로 원인과 예방에 마이크로바이옴이 큰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자폐아, 장내 미생물 분포 일반 아동과 달라-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자폐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자폐 아동과 일반 아동 90여 명의 분변에서 장내 미생물을 채취해 비교한 결과 자폐 아동 분변에는 박테로이드 비중이 작고, 비피도박테리움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박테로이드는 인지능력과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세균이고, 비피도박테리움은 항균작용을 하는 유익균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자폐 아동의 장내 미생물은 유전자 복제 능력 등이 더 활성화돼있는 등 기능 차이도 있었다며,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자폐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똥'으로 정신병 치료… 실제 사례 보고돼
대변 이식으로 양극성 장애(조울증) 치료에 성공한 사례가 국제저널 '양극성 장애(BOPOLAR DISORDERS)'에 보고됐다.
◇5년간 안 낫던 양극성 장애, 대변이식으로 말끔히 나아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정신과 의사 러셀 힌톤은 양극성 장애를 앓는 여성에게 남편의 건강한 대변을 이식했다. 이 여성은 양극성 장애로 12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했고, 10번 입원했으며, 체중이 크게 증가하는 등 병으로 인한 극심한 부작용을 겪었다. 하지만, 남편의 대변 이식 후 5년 동안 양극성 장애 증상이 사라졌고, 33kg을 감량해 더 이상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호주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고든 파커와 동료들도 비슷한 사례를 보고했다. 이들은 한 청년에게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했다. 이 청년은 10대 때 양극성 장애를 앓았고 수많은 약물을 시도했지만 낫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대변 이식을 한 다음해부터 모든 정신과 약물을 점진적으로 중단할 수 있었고, 기분 변화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그가 가지고 있던 불안,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증상도 줄어들었다.
대변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증명한 각종 쥐 실험 결과들도 과거 보고된 바 있다. 실제 우울한 사람의 대변을 쥐에게 주입했더니 쥐에게 우울증이 생기고,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의 대변을 쥐에게 주입했더니 쥐에게 정신분열증이 생겼다는 보고들이 있다.
◇장내 세균이 미주신경 통해 뇌에 신호 보낸다는 주장도
대변 이식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다. 대변이 들어 있는 캡슐을 삼키게 하거나 코로 튜브를 삽입해 위나 장으로 대변을 전달하는 식이다. 항문을 통해 주사기로 대변을 직접 삽입하는 방법도 쓰인다. 다만, 치료를 위한 대변 이식을 할 때는 전문가에 의해 선별되고 승인된 대변을 사용, 의료 전문가의 감독 하에 수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대변이 어떻게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대변에 있는 장내세균 때문이다. 대변 속 장내세균은 대장 벽에 직접 영향을 미쳐 미주신경을 통해 뇌에 신호를 보낸다. 장내세균이 면역 체계를 포함한 거의 모든 신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다량의 화학 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다만, 대변 이식이 공식적인 양극성 장애 치료법으로 쓰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연구팀은 "대변 이식이 양극성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현재 결론지을 수는 없다"며 "충분한 근거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정신질환과 대변 이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현재 대변 이식에 대해 조사하는 3건의 연구(과민성대장증후군·양극성 장애·우울증 대상)가 진행 중이다.
⑨ 대변이식 치료
난치성 시디프 장염 앓던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대변 이식해 치료
망가진 미생물 생태계 복원하는
대변이식법 새로운 치료법 부상
건강한 대변 기증자 찾는 게 중요
장염 치료 위해 딸 대변 이식 뒤
딸처럼 과체중 된 여성 보고돼
자기 대변 보관했다 활용하기도
대장 안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몸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생태계 균형이 무너진 환자의 대장에 건강한 사람의 미생물 생태계를 넣어주는 ‘대변 이식’이 난치성 장염 치료술로 주목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미국 미네소타대학 병원의 알렉산더 코러츠 교수는 식도부터 대장에 이르는 소화기 질병을 다루는 소화기내과 전문의이다. 2008년 그는 병이 상당히 위중한 61살의 여성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이 환자는 8개월간 극심한 장염으로 15분에 한번씩 설사를 하는 바람에 체중도 27㎏이나 빠진 상태였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본 환자의 대장은 염증으로 엉망이었고 두꺼운 노란색 딱지가 붙어 있었다. 코러츠 교수는 환자의 질병을 위막성 대장염으로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떤 연유로 이 환자의 장이 이렇게 망가진 것일까?
대변의 미생물을 검사한 결과 염증의 원인은 바로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lostridioides difficile, 짧게는 ‘시디프’라고 부름)이라는 이름의 세균으로 밝혀졌다. 시디프는 사람 대장에 사는 대표적인 병원성 미생물로 독소를 만들어 장을 심하게 망가뜨릴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에 환자가 월등히 많은데, 미국에서만 한해 약 1만5000명이 사망한다고 하니 단순한 설사병이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닐 수 없다. 앞에서 말한 환자는 8개월 전에 장이 아닌 폐에 발생한 폐렴을 치료받은 직후부터 갑자기 설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표준치료법인 항생제 치료에 실패한 코러츠 교수는 같은 대학에서 흙이나 물 속 미생물을 연구하던 생태학자 마이클 새도스키 교수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대장을 진료하는 의사와 생태학자가 모여 과연 기존의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이 환자의 대장을 다시 정상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을까?
항생제로 파괴된 대장 생태계 살리기
시디프는 사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되는 미생물이다. 병원균이긴 하지만 건강한 사람의 대장에서도 발견된다. 필자의 연구팀이 진행 중인 시민 과학 프로젝트에 따르면, 건강한 한국인의 5.5%에서도 소량이지만 시디프가 발견된다. 물론 시디프를 가지고 있다고 바로 장염이 생기지는 않는다. 건강한 사람의 장에는 수백종의 세균이 100조마리 가까이가 뒤섞인 복잡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라 부르는 이 보이지 않는 생태계에서는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국립공원 같은 생태계처럼 구성원 사이의 경쟁과 협력이 이루어진다. 자연 생태계와 다른 점은 마이크로바이옴은 전적으로 숙주가 되는 사람이 생사여탈을 결정한다. 매일 먹는 음식이 가장 큰 영향을 주지만,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요인도 장내 미생물의 구성을 바꿀 수 있다. 이런 복잡한 이유로 사람마다 또 시점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은 다르다.
시디프란 세균은 다른 장내 미생물에 비해 강한 생명력을 가진다. 다른 대부분의 장내 세균처럼 시디프도 산소가 전혀 없는 대장 안 환경에 잘 적응했다. 그러니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나오면 산소가 독이 되어 죽기 십상이다. 하지만 다른 세균과 달리 시디프는 일종의 동면 상태인 ‘포자’로 변신할 수 있다. 포자가 되면 세포를 싸는 두꺼운 껍질이 만들어지고 혹독한 환경에서 길게는 수만년까지 버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 주변에는 시디프의 포자가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입을 통해 대장으로 들어온 시디프도 장내 생태계의 일원으로 적응해야 한다. 건강한 생태계라면 시디프가 혹시 있더라도 힘을 쓰지 못한다. 문제는 생태계가 크게 교란되었을 때 나타난다.
미네소타대학 병원에 입원한 여성 환자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시디프가 대장 안에서 창궐하기 시작한 시점은 8개월 전 이 환자가 폐렴 치료를 위해 두 종류의 항생제를 먹은 시기와 일치한다. 항생제는 단지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만 죽이지 않는다. 폐렴은 치료가 됐지만 무고한 많은 장내 세균이 죽었고, 그로 인해 생태계는 크게 망가졌다. 혼란한 이때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 바로 그동안 포자의 형태로 숨어 있던 시디프 같은 병원균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균 잡는 항생제가 시디프의 세상을 열어준 것이다.
문제는 시디프를 잡기 위해 또다시 다른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시디프가 늘어나면서 이 방법으로는 치료가 잘 안된다는 점이다. 코러츠 교수 연구팀은 치료방법이 고갈돼 사망할지도 모르는 이 환자를 위해 장내 생태계를 통째로 바꾸어줄 방법을 떠올렸다. 완전히 망가진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는 수백종의 정상 생태계의 구성 세균으로 만든 혼합체를 대장에 넣어주면 될 것이다.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도 이렇게 복잡한 치료제의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아직 없다. 하지만 다행히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대장에 이런 생태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연구팀은 환자와 의논하여, 44살인 환자 남편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사용하기로 한다. 그걸 얻기 위해 특별한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다. 대변의 3분의 1이 바로 세균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 간단히 처치를 통해 남편 대변 속의 세균을 모은 의료진은 결장 내시경을 통해 환자의 대장에 남편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골고루 분사했다. 이식 후 과연 이 환자의 대장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이전에 존재하던 병원균을 몰아내고, 남편의 건강한 생태계가 의도한 대로 환자의 대장에서 자리를 잡았을까?
이식할 대변 찾기가 문제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수개월 동안 15분마다 설사를 하던 환자가 불과 이틀 만에 정상적으로 대변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팀의 생태학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균은 모양이 단순해서 현미경으로는 종의 구분이 안 된다. 그래서 장내 생태계의 구성을 보기 위해서는 현미경이 아닌 유전자 분석법이 사용된다. 세균의 유전자를 해독한 연구팀은 이식 뒤에 환자 대장의 미생물 생태계가 완전히 남편의 것으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말썽의 주범인 시디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대변 이식’을 통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이 환자의 설사와 복통이 기적처럼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신장이나 간처럼 ‘이식’이라는 단어를 써도 그리 이상하지 않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일어난 기적이 10년 이상 지난 지금, 시디프 장염을 치료하기 위한 대변 이식은 전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도 2016년에 대변 이식을 신의료기술로 인정했고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적절한 환자에게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 똥이 치료제가 되는 세상이 온 것일까?
건강한 사람을 주변에서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앞의 예처럼 환자마다 새로운 대변 기증자를 찾아서 이식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이식할 대변을 전문적으로 선별하여 제공하는 ‘대변은행’도 만들어지고 있다. 가장 큰 대변은행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오픈바이옴’이다. 이 비영리기관은 미국 내 1000개 이상의 병원에 이식용 대변 미생물을 제공한다. 공여자에 따라 미생물의 종류와 양이 다르므로, 의약품처럼 균일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물론 이식을 받는 환자로서는 좀더 좋은 생태계를 받기 원하겠지만, 어떤 것이 좋은 마이크로바이옴인지에 대한 과학적인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다만 많은 질병이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이 되어 있기에 공여자가 당뇨나 비만 같은 질환의 병력이 없고, 대변이나 핏속에 병원성 미생물이 없어야 한다. 오픈바이옴의 경우 약 5% 미만의 공여자만 이런 어려운 조건을 통과한다고 한다. 똥을 기부하는 것도 아주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셈이다.
32살의 한 여성이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병원에서 받은 대변 이식은 이 시술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는지 말해준다. 재발성 시디프 장염으로 고생하던 이 환자는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16살인 딸의 대변을 이식받았다. 당시에 딸의 몸무게는 63㎏으로 약간은 과체중이지만 비만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식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다행히 장염도 말끔히 나았다. 그런데 이후 16개월 만에 환자의 몸무게가 15㎏이나 늘었다. 평생 한번도 비만이 된 적이 없는 이 환자는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한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변 이식 후에 체질량지수(BMI)가 33인 비만 환자가 된 것이다. 이식 당시에 과체중이었던 딸도 같은 기간에 14㎏이나 몸무게가 늘었다고 한다.
이 증례를 보고한 콜린 켈리 브라운대 교수는 이식에 사용된 딸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비만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생쥐를 이용한 비슷한 실험을 통해 비만을 일으키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있음이 증명된 적이 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이런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 물론 이 결과는 장내 미생물을 바꿔서 비만을 치료할 가능성도 동시에 보여준다. 대변 이식은 지금까지 밝혀진 어떤 방법보다 확실히 마이크로바이옴을 바꾸어준다. 그게 좋은 결과이건 나쁜 결과이건.
슈퍼박테리아 대응용으로도 주목
다른 사람의 대변이 아무래도 불안하다면 자신의 것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백혈병이나 암 등의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의 일종인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시술이 있다. 이 과정은 감염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환자는 강력한 항생제 처치를 예방 차원에서 받게 되는데, 이때 장내 생태계가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는 이런 환자 14명의 대변을 항생제 복용 전에 받아서 냉동 보관했다. 환자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끝난 뒤 남의 것이 아닌 자신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았다. 연구진이 미생물 유전자 해독을 통해 살펴본 결과 항생제 치료 뒤에 급격히 다양성이 떨어졌으나 자신의 대변을 이식한 뒤엔 예전과 거의 유사한 건강한 미생물 생태계로 복원이 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아직 미처 모르는 부작용을 피하면서도 항생제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대장을 노리는 세균이 시디프만은 아니다.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서 한번 걸리면 치료가 몹시 어려운 세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른다. 대변에서 이런 슈퍼박테리아가 발견되면 굳이 아프지 않아도 병원에서 오랜 기간 격리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슈퍼박테리아가 감염된 곳이 만약 대장이라면, 시디프 치료와 같은 개념으로 대변 이식을 이용한 생태계 복원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땅히 사용할 항생제가 없는 경우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는 이 방법은 미국,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에서 현재 임상시험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필자의 연구팀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연구 중이며, 내년쯤이면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람의 대변을 약으로 사용하는 동양의 전통은 이미 천년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원리가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실제 치료에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이제 20년 남짓 된 일이다. 아무리 생명이 위급하더라도 대변을 약으로 쓰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과학의 역할은 대변 이식이 아닌 개인에게 맞추어 정밀하게 생태계 균형을 맞춰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생명과학 중에서도 기초분야에 속하는 생태학이 의학에 접목돼야 이것이 가능하다. 획기적인 방법이 제시될 때까지는 조금은 원시적인 대변 이식이 한동안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 당분간은 똥도 약인 시대인 것이다.
천종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부작용 낮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 관련 제도·정책 시급
‘장내 미생물’ 활용한 의약품, 뛰어난 안전성에 주목
신속하고 체계적인 정책 지원 위해 대중화 우선 필요
지놈앤컴퍼니 연구소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관련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연구원. [사진=지놈앤컴퍼니]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인체 내 미생물을 활용해 부작용이 없고 효능은 검증된 ‘마이크로바이옴’이 차세대 신약 제조법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관련 정책·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동·식물, 바다, 토양 등 모든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과 유전정보를 포함하는 ‘미생물군집’이다.
지난 2007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법이 보편화 되고 미생물이 광범위한 질환에 연관돼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제약사들은 인체의 장내 미생물(인체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장내 세균총)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해외 제약사는 총 300여개로 알려졌다.
해외에 비해 다소 도입이 늦었던 국내에선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등에서 이를 활용한 면역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화이자-머크 사와 함께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 치료가 가능한 신약 ‘GEN-001’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신약은 국내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제제로는 처음으로 임상을 허가 받았다. 항암용도와 관련한 국내 특허도 획득한 바 있다.
설수기 지놈앤컴퍼니 IPR 팀장은 “기존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 수가 다소 적은 상황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약품 병용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2300여 종류의 마이크로바이옴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 임상 샘플에서 발견한 마이크로바이옴에서 특정 질환 치료에 적합한 균주를 도출해 신약을 개발한다.
설 팀장은 “연구개발 병원들과 협업해 임상 데이터와 유전체를 분석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항체 신약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고바이오랩의 경우 최근 자체 마이크로바이옴의 대사질환(혈전증, 고혈압, 당뇨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에 대한 치료기전을 규명했다. 박성준 고바이오랩 기획팀장은 “현재 전임상단계로, 관련 파이프라인의 셋업 단계이다”라며 “특허는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러한 신약 개발에 필요한 균주는 대학 등과 연계한 공동연구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박 팀장은 “현재 자체 신규 발굴과 서울대 연구소를 통해서도 균주를 확보하고 있다”라며 “필요할 시 라이센스 인(타사의 경쟁력 있는 기술에 대한 권리를 들여오는 것)을 통해 추가 확보하는 등 방대한 ‘균주 뱅크’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바이오랩은 현재 여러 면역계 질환에 대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조만간 건선(피부에 영향을 주는 자가면역질환) 등에 대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연구개발이 활성화 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관련 지원 정책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관련 규제·정책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R&D부터 산업화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돼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엔 △균주 확보·관리 체계 △미생물-질환 간 연구기술 관련 플랫폼 구축 △인프라 확대 △지속적인 투자지원 체계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포함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 분야가 아닌 사업 분야로 전격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마이크로바이옴 제제의 경쟁력은 미생물 균주 확보와 이를 토대로 한 신약개발 역량이다. 현재 정부는 범부처 사업으로 협의체와 R&D 사업 위원회 등을 구성해 관련 제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까진 관련 규제와 정책, 투자 시스템 등이 거의 없었다. 최근 관련 부처가 정책 구성에 시동을 걸면서 올해 안엔 틀이 어느 정도 가시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해당 기술을 앞서 다뤘던 미국·유럽 등 규제당국이 펼쳐온 선진 규제·정책을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관련 규제·정책 구성을 위해서는 우선 마이크로바이옴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구성에 앞서 대중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경우 점차적으로 대중화되면서 관련 규제와 정책이 보다 체계적으로 구성됐다”라며 “대중들이 신생 분야인 마이크로바이옴으로도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 힘을 실어 준다면 제도·정책 강화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 이뉴스투데이(http://www.enewstoday.co.kr)
대변 이식과 올림픽
“사람의 대변 약으로 쓰는 시대 개막 씨디프 장염 건강한 사람의 대변 효과 MIT 공대 대변 은행 설립해 판매까지”
‘개똥도 약에 쓰려니 없다’는 속담이 있다. 평소에는 흔하던 것이 막상 쓰려고 구하면 없다는 뜻이지만 굳이 숨은 뜻을 해석할 것도 없이, 문자 그대로 똥을 약에 쓰는 시대가 왔다. 물론 개똥은 아니고 건강한 사람의 대변 이야기이다. ‘씨디프(C.diff) 장염’이란 질병이 있다. 세균의 일종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Clostridium difficile) 감염으로 생기는 배앓이 병인데, 2002년 캐나다의 한 병원에서 집단으로 발병한 이후 북미와 유럽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배앓이 정도야 엄마 손으로 살살 문지르고 따뜻한 꿀물 한 번 마시면 나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있는 2011년에만도 약 45만3천 명이 이 병으로 고통받았으며, 그중 약 3만 명은 목숨을 잃었다. 또 매일 반복되는 고통스러운 증상을 못 견뎌 자살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하니 절대 만만하게 볼 병은 아닌 듯하다. 물론, 병원에서 잘 치료를 받으면 낫는 병이긴 하지만, 약 20% 정도의 환자는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라서 항생제나 면역 요법 치료로도 낫지 않고 지속적인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다가 약 10년 전부터 서구의 몇몇 별난 의사들이 난치성 씨디프증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해 치료에 성공한 이후로 최근에는 거의 90%에 가까운 치료율을 보인다고 한다. 심지어 2014년에는 MIT 공대의 교수와 대학원생이 함께 오픈바이옴(OpenBiome)이라는 대변 은행(은행이라 쓰지만, 사실은 벤처기업)을 설립해서 대변 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 대변을 판매하기까지 하였다.
사실 대변으로 병을 치료하는 일은 꽤 오래전부터 발견된다. 사람은 약 30조 개 정도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대략 30조에서 300조 정도 되는 미생물이 피부나 구강, 장기, 심지어 눈알에서까지 살아가며 사람과 공생하는 것이다. 이들을 인체미생물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필자를 포함한 일부 과격한 학자들은 이 미생물들을 사람을 구성하는 일부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고문서의 기록에는 뼈가 부러지거나 멍이 들면 뒷간의 묽은 똥물을 마시거나, 탁주를 좀 섞어 똥술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여러 문헌이나 구전설화 등에 이런 이야기가 반복되어 나오는 것을 보면 효과가 꽤 있었던 모양이다.
해외토픽에서나 듣곤 했던 대변 이식을 이제는 세브란스분변미생물이식센터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병원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장내미생물은 앞서 예를 든 씨디프증 이외에도 염증성대장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의 장과 관련한 질병은 물론이고, 위장병, 간질환, 천식, 아토피, 대머리, 심지어 우울증과도 관계가 있으며, 대변 이식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장내미생물이 인간의 활동을 지배한다는 수많은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이 개막됐다. 일반인들도 해외여행을 가면 변비나 설사가 생기는 물갈이 증상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0.01초의 차이로 승부가 갈라지는 올림픽 선수들은 시합일까지 식중독이나 배탈이 나지 않으려고 마시는 물도 조심한다. 그래서 선수단 지원이 좋은 국가의 선수들은 주요한 식사 재료는 물론이고 물까지도 모두 본국에서 공수해와 먹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식품이나 물의 안전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한국에서 조달한 식재료나 생수에는 본국의 재료에 들어 있던 것과는 다른 ‘외래종’ 미생물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장내미생물에 영향을 주어서 혹시라도 경기력에 나쁜 영향을 줄까 하는 우려에서 생겨난 일이니 크게 비난할 일은 아닐 것이다.
바야흐로 똥을 약으로 쓰기 위해 많은 의사와 한의사, 그리고 미생물학자가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필자도 최근 국방부의 허가를 받아 해군사관학교 생도들과 해군 장병 중에서 자원한 사람들의 건강한 대변을 분석하여 젊고 건강한 한국인 장내미생물 표준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구가 성공해서 앞으로는 마치 혈액형을 판정하는 것처럼 누구나 대변을 분석해서 자신의 표준 건강 대변형을 알게 되고, 아침에 볼일을 보면 변기가 자동으로 대변을 분석해서, 건강한 대변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식단이나 식품미생물 처방으로 아침 식사를 차리는 날이 올 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신재호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도봉순' 박형식 박력 고백, 박보영 심쿵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힘쎈여자 도봉순’ 박형식의 심쿵 고백 엔딩으로 로맨스에 불이 붙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 10회에서는 도봉순(박보영)과 안민혁(박형식)의 달달하고 유쾌한 로맨스가 펼쳐졌고, 박형식의 고백 엔딩은 시청자들의 설렘지수를 수직 상승시키며 앞으로의 로맨스 전개에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앞서 민혁은 봉순 대신 칼에 찔려 부상을 입은 사건을 계기로 봉순에 대한 마음을 확실하게 확인했다. 봉순이 학창시절부터 자신이 그토록 그리던 핑크색 후드티 소녀란 사실을 알고 난 뒤 봉순을 향한 마음이 더욱 뜨거워진 민혁.
이날 민혁은 여성 연쇄 실종사건 범인을 잡겠다고 나선 봉순이 걱정돼 아인소프트 기획개발팀에 입사시키기로 하고 회사에 발을 묶어놨다. 봉순은 잔뜩 기대에 부풀었지만 실상은 기획개발팀 정직원이 아닌 인턴. 민혁은 기획개발팀 팀장으로 변신, 실망한 봉순을 자신의 옆에 두고 알콩달콩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민혁은 세상이 자기중심대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는 자신이 왜 누군가를 대신해 칼을 맞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자신의 마음을 분명하게 깨닫게 된 민혁은 도서관 책장 사이 틈으로 보이는 봉순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봐 시청자들마저 설레게 했다. 심지어 민혁은 봉순의 무릎에 누워 “잠시만 이러고 있자”며 잠을 청하기도.
오랫동안 국두를 짝사랑해온 봉순 역시 자신에게 훅 다가오는 민혁에게 흔들리고 있음을 자각한 상황. 친구 경심(박보미)에게 “이상하게 그 사람을 보면 심장이 뛴다”라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두 사람은 엔딩에서 더 달달해졌다. 민혁이 드디어 봉순에게 고백한 것. 잠에서 깬 민혁은 봉순을 찾아가 “할 말이 있어서 왔다. 지금 해야겠어. 내가 좀 아파”라고 운을 띄웠다. 진지한 모습의 민혁은 봉순의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대며 “여기가 아파”라고 말하고, “너 그 짝사랑 빨리 끝내”라고 한 뒤 봉순의 팔을 잡고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이어 민혁은 “내가 너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로맨스에 불을 지핀 가운데 공개된 11회 예고에서는 민혁이 더욱 봉순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드러내고, 국두 역시 “나 이제 친구 그만하고 싶어”라고 고백하는 모습이 담기면서 더 뜨거워질 삼각 로맨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9.7%, 수도권 기준 9.3%를 각각 기록하며 흥행돌풍을 이어갔다. 유쾌하고 달달한 로맨스와 더불어 백탁파 김광복이 아닌 아인소프트 기획개발팀 오돌병으로 등장한 김원해, 똥술을 마시고 큰 충격에 휩싸인 백탁 임원희, 안서방에게 노골적으로 호감을 드러내고 있는 황진이 역 심혜진 등 신스틸러들의 활약이 더해져 ‘힘쎈’드라마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힘쎈여자 도봉순’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1시에 JTBC에서 방송 된다.
‘똥술’ 법현스님 “술이 아니라 미생발효된 효소인 것이다”
똥술(糞酒)
옛날도
아주 오랜 옛날
맷독(杖毒)에 죽기 코앞이라도
똥술 마시면 낫는다
똥통에 들어가 한 식경 있다 나오면
껍질 벗어지고 살아난다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다
자연 면역력을 가지고 살다가
억울하게 매 맞아 죽도록 아프고
돈이 없어서 치료약 구하기 어려울 때
할 수 없이 썼던 방법이다
좋은 것 많이 먹고
여름에 시원하게 에어컨 켜고
겨울에 팬티 입고 거실 나오는 가스 보일러
발 데게 켜놓고 사는 이들에게는
코로나19다
본디는 이렇다
뒷간을 크게 만들어
아래에 왕겨나 톱밥을 켜로 쌓고
여섯달 정도 일 본다
또
왕겨나 톱밥을 켜로 쌓고
1년 된 대나무 마디 양쪽을 넣어서 자른 뒤
썪지 않는 줄로 묶어서 그 위에 놓는다
또
왕겨나 톱밥을 켜로 쌓고
여섯달 정도 일 본다
줄을 당겨서 통에 구멍을 뚫어서
물, 술을 사기그릇에 부어서 마신다
비밀은 대나무의 삼투성이다
대나무가 아무것도 통과시키지 않을 것 같지만
미세한 물은 통과시키고 발효까지 된다고 한다
실제 술이 아니라 미생발효된 효소인 것이다
맛도 좋고 영양, 치료효과도 좋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다
호사를 부리는 중국 부자는
톱밥이나 왕겨 대신에 파리날개를 썼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도 덧붙인다
파리날개를 쌓아놓은 위로 일을 보면
엉덩이에 튀어올라 느끼게 되는
기분 나쁜 일을 겪지 않는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열 내리는데 썼다
인중황(人中黃)이라는 이름으로 보아
누런 빛을 말한 것 같기도 하지만
유황성분이라는 풀이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겨울에 대나무를 자르고
껍질의 푸른 부분을 벗겨야 삼투압도
작용해 똥물이 통 속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한달 정도 넣어두었다 꺼낸다고 한다
이 때는 묶어서 눕히는 것이 아니라
세워둔다고 한다
두 마디 윗쪽에 감초를 넣어두었다가
똥물에 재어진 감초를 꺼내 쓴다고도 한다
스웨덴 박물관에 한국 '똥술' 전시…"전통 요법 일종"
한국의 똥술-AFP 유튜브 동영상 캡처 |
스웨덴 남부 도시 말뫼에 있는 '역겨운 음식 박물관'(Disgusting Food Museum)에 똥으로 만든 술이 한국의 전통 요법으로 쓰였던 음식이라며 전시되고 있다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관람객이 몇달간 대폭 줄어든 후 엽기 주류를 모아 3개월간 전시하게된 이번 전시에서는 똥술과 전갈보드카, 아이슬란드 고래 고환으로 만든 술 등 특이한 술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전시장 한가운데 놓인 인간의 배설물로 만들어 노란 빛이 도는 한국의 똥술이다.
직접 이 술을 준비한 안드레아스 아렌스 박물관장은 "이것은 전통적으로 쓰였던 한국의 약술"이라면서 "이제 더이상 사람들이 마시지는 않는다. 뼈가 부러지고 멍들었을 때 이를 치료하기 위해 마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인분냄새보다는 술냄새가 더 강하지만 만들 때 냄새는 상당히 끔찍했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스웨덴 말뫼의 '역겨운 음식 박물관'에 중국의 '생쥐술'이 전시되어 있다. © AFP=뉴스1 |
전시된 술 중에는 박제한 다람쥐 뱃속에서 흘러나오는 스코틀랜드 맥주도 있었다. 알코올 도수 55%에 달하는 이 강한 맥주는 자연사한 동물의 사체를 맥주병 대신 이용한다.
아이슬란드산 고래 고환으로 만든 맥주, 진처럼 강한 음료인 우간다 와라기, 미국인 죄수들이 화장실에서 발효시킨 것으로 유명한 와인인 '프루노'도 전시되어 관심을 끌었다.
역겨운 음식 박물관은 보기에도 무섭고 끔찍한 음식들이 전시되지만 2년전 문을 연 이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은 후 다시 이번 전시로 문을 열었다.
粪酒(똥술)
[부수] 米(쌀미) [총획] 12획
[부수] 酉(닭유) [총획] 10획 [난이도] 중학용 한자, 4급 한자능력검정(쓰기 3급)
푸세식 변소의 똥물로 만든 술을 말합니다.
뼈에 문제가 생기면 먹는 약이었다고 합니다.
엣날에는 병원도없고 약도 귀한시절 뼈가 부러졌을때에 흔히 쓰던
민간요법 으로서 인분속에는 인 이라는 성분이들어 있는데 이것이
뼈를 빨리붙게 하는 작용이 있어 사용했으며 실지적으로 효과를 크게
본 사람들이 많았던건 사실입니다
사람의 뼈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은 주로 칼슘과 인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골절이 된 상태에서 인 성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여 빨리접골이 되도록
보조적 작용을 한 것 이라고 봅니다
그외에도 심한 타박상으로 인하여 회복이되지 않을때도 쓰온것은 사실이지
만 지금의 세상에서야 구태어 이것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지 생각해볼 문제
가 아닐까요
지독한 계급사회 무너졌다…코로나 생지옥 인도의 역설
인도 뉴델리의 우마 프라카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남편 람 프라카시(53)를 잃었다. 빈민가 출신이었던 남편은 수십 년간 기업에서 세금 컨설턴트로 일해 중산층에 합류한 성실한 가장이었다. 최근 집과 차를 사고, 16살 딸을 사립학교에 보낸 그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회계사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코로나19로 산산조각이 났다. 우마 프라카시는 “우리의 삶은 잘 되어가고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면서 “지금은 음식을 얻고, 생활비를 벌어 생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산층 밀집 고급 아파트 단지서 확산
빈민층은 항체보유율 높아 확진률 낮아
중산층 피해 더 심각한 '인도 패러독스'
인도의 중산층이 쓰러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덮치면서다. 인도 경제를 떠받들던 주요 소비 계층이 무너지면서 앞으로 경제 회복도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지난해 9월 빈민가를 덮쳤던 1차 유행과 다르게 2차 유행은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금융 중심지인 뭄바이와 산업 도시인 마하라슈트라주의 푸네가 대표적인 피해 도시다. 지난 3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한 뭄바이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사례가 3월 1일 이전과 비교해 140% 이상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랐다. 현지 매체 인디아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마지막 주 뭄바이의 코로나19 확진자 90%는 고층 빌딩 입주자였다. 반면 뭄바이 내 빈민 거주지의 감염 사례는 10% 이하로 집계됐다. 방역과 의료에서 취약한 빈민층보다 중산층이 더 타격을 입고 있는 '인도 패러독스'다.
이를 놓고 블룸버그 통신은 “1차 유행 때 빈민가를 휩쓸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제 도시의 중산층과 상류층으로까지 빠르게 확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중·상류층에서 2차 유행 피해가 큰 원인으로 항체 보유 여부를 꼽았다. 1차 유행 때 코로나19가 한 차례 휩쓸고 간 지역의 주민들은 항체가 형성되었지만, 당시 피해가 적었던 지역은 항체 보유율이 낮아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뭄바이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빈민가 주민의 50%가 항체를 가졌지만 부유한 지역의 항체 보유율은 2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민간병원 의료 시스템 붕괴가 중·상류층을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LA타임스는 “인도의 계급 사회도 코로나19 앞에서는 평등했다”고 전했다.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2차 유행이 중상류층을 무너뜨려 장기적으로는 인도 경제까지 수렁에 빠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FT에 따르면 인도에서 중산층은 늘어난 수입을 기반으로 소비를 주도하면서 인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돼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생활 경제에 타격을 입은 중산층은 최근 다시 빈민층으로 밀려나고 있다.
중산층의 붕괴 조짐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중산층에 합류한 이들의 절반 이상인 3200만명이 지난해 중산층에서 빈민층으로 밀려났다. 올해 중산층 이탈은 이보다 한층 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을 잃은 프라카시 가족도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우마 프라카시는 현재 딸의 교육비와 주택 마련 대출 등 당장 한 달에 408 달러(약 47만원)를 홀로 감당해야 한다. 우마 프라카시도 인도어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하루 평균 수입이 10~20달러(1~2만 원)가 안 돼 역부족이다. 결국 그는 차를 팔고, 다시 작은집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딸도 계속 학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인도의 경제 회복도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탄비 굽타 자인 UBS 글로벌리서치 경제학자는 “인도 경제 발전은 결국 소비가 주도한다”며 “지난해 1차 유행의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채 2차 유행으로 진입해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핫스폿' 푸네 주민 51%에 항체"…집단면역 관련성 주목
송고시간2020-08-18 18:19
전문가 "집단면역 의존보다는 치명률 더 관리해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으로 떠오른 서부 푸네 지역의 주민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항체를 가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AN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푸네 주민 1천664명을 대상으로 한 혈청 조사 결과 이 가운데 51.5%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화장실을 공유하는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는 항체 형성 비율이 62.3%로 높아졌고, 고급 주택가나 아파트 지역에서는 이 수치가 39.8%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푸네시 당국이 현지 대학 연구진, 인도과학교육연구소(IISER) 등과 함께 진행했다.
조사 결과가 맞는다면 푸네 시민 300여만명 가운데 이미 절반가량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푸네 당국이 18일까지 공식 집계한 누적 확진자 수 13만2천481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특히 이번 조사는 인도 일부 지역의 집단면역 형성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인도 매체 더텔레그래프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과학자들이 집단면역 이론과 관련한 의문점을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상당수가 특정 감염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뜻한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추가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뭄바이 빈민 6천936명의 혈청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7%에서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민가 외 지역 주민의 항체 보유 비율도 1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뉴델리에서도 6월 27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주민 2만1천387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3%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집단면역 효과 덕분인지 최근 뉴델리와 뭄바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크게 줄었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6월 한때 4천명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1천명 미만을 기록 중이다.
푸네도 지난달 하순 이 수치가 3천명 후반까지 치솟았지만 18일에는 1천875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집단면역을 가능하게 하는 지역 사회 항체 형성 비율에 대한 의견은 적게는 40∼50%에서 많게는 90%까지 전문가마다 다르다.
집단면역이 과연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수바시 살룬케 전염병예방통제기술위원회 의장은 힌두스탄타임스에 "확진자가 여전히 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집단면역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그보다는 치명률 관리 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8일까지 270만2천742명으로 집계됐다. 6만명을 웃돌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이틀 연속 5만명대를 기록했다.
화장실을 공유하는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는 항체 형성 비율이 62.3%로 높아졌고, 고급 주택가나 아파트 지역에서는 이 수치가 39.8%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푸네시 당국이 현지 대학 연구진, 인도과학교육연구소(IISER) 등과 함께 진행했다.
인도 매체 더텔레그래프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과학자들이 집단면역 이론과 관련한 의문점을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상당수가 특정 감염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뜻한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추가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뭄바이 빈민 6936명의 혈청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7%에서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민가 외 지역 주민의 항체 보유 비율도 1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뉴델리에서도 6월 27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주민 2만1387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3%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뚫고 한국어 공부 열기가 꾸준히 퍼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6일 주인도한국문화원 등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한국어 확산의 전진 기지라고 할 수 있는 세종학당 두 곳이 조만간 차례로 새롭게 문을 연다. 사진은 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의 수업 모습. <사진 제공=주인도한국문화원 제공>
이런 가운데 최근 뉴델리와 뭄바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크게 줄었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6월 한때 4000명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1000명 미만을 기록 중이다.
푸네도 지난달 하순 이 수치가 3000명 후반까지 치솟았지만 18일에는 1875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집단면역이 과연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면역을 가능하게 하는 지역 사회 항체 형성 비율에 대한 의견도 적게는 40∼50%에서 많게는 90%까지 전문가마다 다르다.
수바시 살룬케 전염병예방통제기술위원회 의장은 힌두스탄타임스에 "확진자가 여전히 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집단면역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그보다는 치명률 관리 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8일까지 270만2742명으로 집계됐다. 6만명을 웃돌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이틀 연속 5만명대를 기록했다.
유한양행, 독자개발 저분자 콜라겐 3중 코팅 공법…생존율 극대화
일동제약, 新대사물질 포스트바이오틱스로 면역 과민까지 개선
- 2022.06.03 17:59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에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지큐랩 포스트바이오틱스 RHT’는 국내 포스트바이오틱스 제품 최초 개별인정형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사진=일동제약]
[이뉴스투데이 오은서 기자] 엔데믹을 맞아 면역 관리가 일상화하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인체 시험 검증을 마쳤거나 기능성 원료와 독자 공법을 내세운 제약회사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3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최근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100% 영국에서 제조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프로븐(PROVEN)’ 7종을 선보였다. 프로븐은 영국에서 1994년부터 30년간 프로바이오틱스만을 연구·개발해 온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다. 프로븐 7종은 여성·어린이·성인·임산부용 등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며 소비자 밀착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고조되면서 유산균 효과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임상을 마친 영국산 프리미엄 제품을 국내에 선보였다”면서 “프로븐에 함유된 ‘랩4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는 건강한 인체의 장에서 추출, 10년간 연구·개발해 대규모 인체 적용시험을 마친 독자 개발 균주”라고 말했다.
영국의 독자 제조 기술은 프로본 브랜드 전 제품에 적용돼 상온에서도 24개월 안정성을 보증한다. 프로븐은 덴마크를 비롯해 스웨덴, 네덜란드, 일본, 중국 등 세계 16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신라면세점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와 함께 OTC(일반의약품) 부문에서 스터디셀러를 출시해온 유한양행은 자체 코팅 공법을 적용해 신제품 와이즈 바이옴 ‘프로바이오틱스 비타 3’로 하반기 유산균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와이즈바이옴 ‘프로바이오틱스 비타3’는 특허 유산균 7종을 포함한 유한양행만의 17종 혼합 유산균과 함께 최근 피로제거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활력 비타민 3종(B1, B6, D) 일일 권장섭취량 100%을 과학적으로 배합했다. 장 건강뿐 아니라 과로로 시달리는 현대인이 일상에서 간편하게 유산균과 비타민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도록 배합한 제품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신제품 프로바이오틱스 비타 3에는 새로 특허받은 유한양행만의 코팅 공법인 ‘저분자 콜라겐 코팅’을 적용했다”며 “해조류, 호박 분말, 저분자 콜라겐의 3중 코팅을 적용해 장내 외부 환경과 인체 내부의 위험 요소로부터 유산균을 보호해 살아서 장까지 갈 수 있도록 생존률을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올 상반기에 유산균 기술력을 집약한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 ‘지큐랩’을 바탕으로 고기능성 제품을 선보이며 하반기 유산균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지큐랩은 특허받은 제조방법으로 제조된 4중코팅 유산균과 위산과 담즙산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보호하는 4중코팅 기술력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위에서 장까지 안전하고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큐랩 포스트바이오틱스 RHT’는 고기능성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를 표방하는 제품이다. 일동제약이 독자 개발한 기능성 원료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IDCC3201 열처리배양건조물(이하 RHT3201)’이 함유된 것이 특징이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생성하는 대사산물로 고유의 효능을 지니면서 안전성이 높아 인체에 유익한 기능성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
지큐랩 포스트바이오틱스 RHT에 들어 있는 RHT3201의 경우 면역 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도 받았다.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6개국 특허를 취득했다.
지큐랩 포스트바이오틱스 RHT는 또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시행한 인체적용시험으로 기능성을 입증했다. 식품 및 원료 안전 관련 자체 검증 GRAS(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물질) 인정을 받아 안전성도 확보한 상태다.
지큐랩 포스트바이오틱스 RHT는 포스트바이오틱스를 함유해 피부 면역에 도움을 주면서도 장 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 역할을 하는 ‘프리바이오틱스(pretbiotics)’인 프락토올리고당이 함께 들어 있어 유산균 증식에도 도움을 준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최근 관련 학회에서 포스트바이오틱스의 효용성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지큐랩 포스트바이오틱스 RHT는 국내 포스트바이오틱스 제품으로는 첫 식약처의 개별인정형 허가를 취득했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자체 생존율을 높여 장까지 산 채로 도달해 장내 유익균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배합·배양 기술이 핵심”이라며 “제약회사가 자체 검증 인프라를 토대로 프로바이오틱스 제조 전문 업체와 협력하거나 독자기술로 개발한 제품으로 엔데믹 시대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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