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 수백 척 북한 바다서 오징어 싹쓸이…유엔제재 위반



2017년 900여척, 2018년 700여척 북한 바다에서 조업
불법조업으로 잡은 오징어 약 4억4000만달러(5253억원) 규모

그래픽 출처: Global Fishing Watch

그래픽 출처: Global Fishing Watch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매년 수백 척의 중국 어선이 북한 앞바다에서 불법 조업을 통해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한 내 외국 어선의 어로행위가 금지된터라 유엔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23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국제 비영리단체 '글로벌 어로 감시'(Global Fishing WatchㆍGFW)가 전날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매년 중국 선박 수백 척이 북한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고 있어 북한 어민들은 이를 피해 안전하지 않은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목숨을 건 조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FW는 다양한 위성 자료를 종합해 조사한 결과 2017년 900여척, 2018년 700여척의 중국 선박이 북한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통해 오징어를 잡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잡은 오징어는 16만톤 이상으로 시가로 계산하면 4억4000만달러(5253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불법 조업을 한 중국 어선들은 선박 위치 확인 장치를 끈 '검은 선단'으로 이를 육안으로 적발하기는 어렵지만 자동식별시스템(AIS), 레이더 이미지, 야간 이미징, 고해상도 광학 이미지 등 4가지 위성 기술을 종합해 이번에 검은 선단의 실체를 파악하게 됐다고 밝혔다. GFW는 한국과 일본 수역에서 잡히는 오징어가 2003년 이후 각각 80%와 82%가 줄었다면서 어획량 감소가 검은 선단들의 불법조업과 관련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문 공동 저자로 참여한 박재윤 GFW 선임 데이터 분석가는 "북한 바다에서 조업한 검은선단 규모는 중국 원양어선 전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며 "한 나라 선박이 다른 나라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저지른 가장 큰 규모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조사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매우 체계적으로 조직돼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GFW는 중국 검은선단의 북한 해역 불법조업을 명백한 유엔제재 위반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한 제재 결의는 북한 내 외국의 어로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외국에 어로행위를 허용한 대가로 외화벌이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검은선단의 불법 조업은 북한 어선들로 하여금 이를 피해 더 먼 바다로 나가서 조업을 하게 만들고 있다. 식량난 속에 어획량을 늘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북한 어민들은 위험한 작은 목선을 이용해 먼 바다로 나가 조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GFW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근 일본 언론이지난 5년간 600척에 달하는 북한의 '유령선'이 일본 연안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