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 귀리,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치료에도 탁월





국립식량과학원, 귀리 추출물에서 치매 개선 효과 확인
‘아베난쓰라마이드’ 물질…국산 품종 ‘대양’에 많이 함유

치매의심환자가 병원에서 인지검사를 받고 있다. /조선DB
한국은 치매 환자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노인치매환자는 2018년 74만8945명이었으며, 오는 2060년에는 332만3033명으로 4.4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분당 서울대병원이 지난 2015년 내놓은 보고서에는 2050년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무려 43조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3년 11조7000억원보다 약 4배가 많은 금액이다.

치매의 다양한 원인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것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치매환자로 추정되는데, 이 중 60~70%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라는 독성 물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 사멸시켜 기존 기억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고, 세계 각국과 제약회사들은 치료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도 정부와 대학·민간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가시적인 성과물도 나오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전남대 의대 조지훈·김형석 교수 연구팀과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폴리페놀의 일종인 ‘아베난쓰라마이드(Avenanthramide, 이하 Avn)’ 성분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과 치료에 우수하고, 이 성분이 국산 귀리 ‘대양’에 풍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귀리는 옥수수·밀·벼·콩·보리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작물로 주로 조사료(70%)와 식용(30%)으로 이용된다. 특히 다른 곡물보다 단백질·지방·비타민B군·필수아미노산·베타글루칸이 다량 함유돼 식품·의약품·화장품 등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된다. 한국은 주로 필요한 귀리를 수입에 의존했지만 최근 전북 정읍을 비롯해 전남 강진·해남·영암 등지를 중심으로 귀리 재배가 확대되고 있다.

귀리./ 조선DB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도한 쥐(Tg2576, 5X FAD)에 대양에서 추출한 Avn-C 단일(표준) 물질(6mg/kg)을 2주간 먹인 결과, 뇌의 해마에서 억제된 기억 형성 기작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 쥐는 모리스 수중 미로 기억·물체 인식 기억 등의 행동 평가에서 정상 쥐 수준의 기억력을 보였고, 치매 증상의 하나인 공격적인 행동도 완화됐다.

연구팀이 Avn-C를 추출한 귀리 ‘대양’은 국내에서 개발된 품종이다. 연구팀은 2~3일간 발아시킨 대양의 추출물을 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정제해 Avn-C를 분획물을 제조했다. 연구팀은 "대양의 Avn-C 함유량이 평균 89.8㎍/g으로 다른 국산 귀리나 외국산 귀리 가공제품보다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분자영양학(Molecular Neu
robiology)’에 온라인 판에 게재했다. 또 국내 특허(전남대학교 공동, 제 10-1819658호)를 마치고 미국·유럽·중국에도 특허를 출원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김상남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식의약 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